작년 9월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최종 목적지는 발리인데 직항이 없어 싱가포르를 하루 경유했다.
와이프는 싱가포르 여행 경험이 있었고 나는 처음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
부푼 마음을 안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비행기를 타면 이상하게 잠이 온다.
이번에도 이륙을 하고 바로 잠이 들었다.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한 컷..!
깨끗하다는 소문에 걸맞게 주변이 굉장히 깔끔했다.
그리고 무지 습하고 더웠다.
이래저래 산책을 하고 유명하다는 칠리크랩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티비에도 자주 나온다는 유명한 칠리크랩 식당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나는 남들이 다 따라 하면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나만의 칠리크랩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지도로 주변에 칠리크랩을 파는 '홀리크랩(Holy Crab)'이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직원이 영어로 뭐라 뭐라 하는데 잘 못 알아듣겠다.
그냥 웃어넘긴다.


한국에서 꽃게 탕을 먹을 때 게 살을 골라 먹기가 번거롭고 귀찮았는데 요 녀석은 크기가 크고 손질도 돼서 나와 대게처럼 먹기가 수월했다. 매콤한 카레소스가 부어져 볶음밥이랑 같이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시원한 쇼핑몰을 돌아다니다가 카야 토스트를 파는 곳을 발견했다.
'야쿤 토스트'라고 싱가포르에서 유명한 카야 토스트 체인점이었다.

주문을 했는데 계란이 거의 거의 익지 않은 반숙 계란이 나와 어떻게 먹는 건지 몰라 사장님께 물어봤다.
그런데 사장 아저씨가 엄청 불친절했다.
계란에 소금을 뿌려 호로록 먹는 것 같았는데 장이 예민하다 보니 탈이 날까 봐 적당히 먹다가 남겼다.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흐물텅 거리는 식감..ㅠ


반면 카야토스트는 아직도 가끔 생각나는 맛이다.
식빵을 눌러서 바삭바삭하게 구운 건지 뭔지 비스킷처럼 바삭거렸다.
그 안에 버터와 카야잼이 들어가 딸기잼 토스트보다 훨씬 맛있었다.
나오는 길에 카야쨈을 살까 했지만 남은 여행이 길어 포기했다.
술집, 식당들이 모여있는 거리에 가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다가 택시를 타고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갔다.
와이프가 여긴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가서 자리를 잡아놔야 한다고 해서 조금 일찍 출발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한 마디로 조명 숲이다. 밝을 때는 딱히 볼 게 없을 것 같고 저녁에 공연할 때 가야 하는 곳.
둘이서 바닥에 앉아 언제 시작하나..기다리다 보니 많은 인파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 몰려왔다.
미리 안 갔으면 큰일 날 뻔.
공연이 시작되니 디즈니스러운 음악과 함께 조명 쇼가 시작됐다.


마리나배이 샌즈를 배경으로 조명 숲에서 휘향 찬란한 조명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 쏟아졌다.
공연은 생각 이상으로 멋있었다.
영상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음악과 큰 설치물에서 나오는 조명에 압도된 느낌이었다.
공연이 끝나니 조금 더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저 멀리 보이는 '마리나베이 샌즈'를 가까이서 구경하러 갔다.
건축 예술의 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 봐도 돋보일법한 조명과 구조가 참 멋졌다.

마리나베이 샌즈의 내부가 궁금해서 안에 들어가 보니 레스토랑도 있고 카페도 있었다.
공간 자체가 워낙 넓어 실내인데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창이 공항에 있다던 인공 물폭포의 미니버전도 볼 수 있었다.
물 설사를 하듯이 아주 시원시원하게 물을 쏟아붓는다. 위에는 물이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다.
폭포를 한참 바라보다가 숙소로 돌아와 싱가포르의 멋진 야경을 구경하며 감동을 받고 휴식을 취했다.

참고로 숙소 이름은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 이다.
고단함에 잠을 청했는데 새벽 2시쯤 되었을까?
쩌어어어어어억 하는 소리에 깨보니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천둥 번개에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멘붕이 왔다.
'아..발리 여행은 망했구나..' 싶었다.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개어있었다.
하루 동안의 짧은 싱가포르 여행이었지만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 발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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